꼬마 악마 트리스타나 스킨 제작이 시작된 지 약 2주 정도 지난 오늘, 시각 효과 및 일러스트 진행 상황 등에 대한 많은 소식을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지금이 스킨 개발 ‘시작’ 단계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저희가 투표할 챔피언을 선택하고 컨셉 작업을 시작했을 때 개발은 이미 시작되었죠. 그 당시에는 진행 상황에 대해 말씀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 시점에서 지난 과정에 대한 뒷이야기를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투표가 시작된 후 여러분이 제기해주셨던 질문에 대답하면서 시작해보기로 하죠.
트리스타나를 고른 이유는 뭔가요?
첼시 “Riot aeneia” 휴즈 (분석 연구원) –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스킨 개발 과정 중 가장 멋지고, 섹시하고, 재미있는 부분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뭘까요? 힌트는 ‘견본’과 관련된 것입니다.)
그렇죠. 바로 데이터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스킨 팀의 분석 연구원으로서 어떤 스킨을 만들지 어떻게 결정하냐는 질문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올해 여러분의 손으로 고르는 스킨을 어떻게 선택했는지 알려드리면서 이러한 결정이 어떻게 내려지는지 말씀드리죠. 저희가 트리스타나를 고른 건 뜻밖이었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여러분께서 처음으로 스킨을 선택해주신 챔피언은 팬 규모는 적지만 팬 기반이 탄탄하고 스킨이 하나뿐이었던 일라오이였기 때문이죠. 하지만 트리스타나는 일라오이와 달랐기 때문에 두 번째로 투표할 챔피언으로 트리스타나를 선택한 것입니다.
자세히 말씀드리자면, 트리스타나를 택한 가장 큰 이유이자 가장 제 마음에 들었던 이유는 바로 “과학”입니다! 기본 스킨을 포함하면 현재 트리스타나의 스킨은 10개입니다. 저희는 이 스킨을 구매한 플레이어의 수, 스킨이 게임에서 사용된 빈도에 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각 스킨이 다른 스킨에 비해 얼마나 인기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손으로 고른 스킨이 출시되면 이 스킨도 트리스타나의 다른 스킨들과 비교할 수 있겠죠. 이렇게 비교하면 여러분이 디자인 선택에 기여하는 이 과정을 통해 실제로 더 큰 사랑을 받는 스킨이 만들어지는지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말해, (일라오이에 비해) 트리스타나처럼 스킨이 많은 챔피언은 견본의 규모가 더 크기 때문에, 저희 과학의 발전에 더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이죠.
다양한 플레이어가 트리스타나를 즐겨 플레이한다는 의미죠. 플레이율을 보면 트리스타나가 얼마나 ‘자주’ 플레이되는지 알 수 있지만, 틈새 및 범용 관련 지표를 보면 트리스타나를 잘 다루는 플레이어의 ‘순 규모’를 알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손으로 고르는 스킨의 주인공을 ‘범용’ 챔피언으로 선택하게 되면 더 많은 분이 자신들의 경험에서 의미와 가치를 찾을 수 있게 되죠. 이는 저희에게 중요한 일입니다.
제작 방향 정하기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는 트리스타나 주력 플레이어는 아닙니다. 트리스타나의 스킬을 설명할 수는 있겠지만 (속도 빨라지는 거, 점프하는 거, 폭탄 던지는 거, 터지는 거죠), 트리스타나 주력 플레이어가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죠. 그래서 몇 달 전에 라이엇 극비 자료를 뒤져 트리스타나를 주력으로 플레이하는 라이엇 직원들을 알아냈습니다. 이후 디자인 컨셉에 대한 영감을 얻기 위해 스킨 팀 컨셉 아티스트와 저희가 파악한 트리스타나 주력 플레이어 간 회의를 열었습니다.
이 회의를 통해 트리스타나의 무기와 무기의 효과가 (소방수 트리스타나 등의) 테마와 잘 어우러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죠. 플레이어들이 트리스타나를 활발하고 진취적이며 선하고 긍정적이지만, 약간은 말썽꾸러기 기질이 있는 캐릭터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트리스타나의 성격과 비슷한 쾌활하고 깜찍한 느낌의 스킨을 만들 것인가, 아니면 성격과 다르지만 느낌은 괜찮은, 어두우면서도 날카로운 스킨을 만들 것인가?’라는 질문을 두고 의견이 분분했는데요, 저에게는 이 의견 충돌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양측의 완고한 입장을 보고, 저희의 최종 디자인 컨셉을 통해서도 플레이어들이 자신만의 입장을 택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컨셉 만들기
제시 “Trayil” 리 (컨셉 아티스트) – 트리스타나의 컨셉 작업에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여러분께 보여드릴 세 가지 스킨을 구상하고 결정하는 것이었습니다. 구상 회의에서 몇몇 트리스타나 주력 플레이어는 귀엽고 발랄한 스킨을 원했지만, 대부분은 뭔가 더 날카로운 것을 원했죠. 화려한 시각 효과와 생생한 색채가 저희가 이번 스킨에서 원했던 ‘기둥’(핵심 요소)이었기 때문에, 이 요소가 저희가 낸 아이디어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아래와 같이 컨셉을 한데 모아 놓고 어떤 요소가 괜찮고 어떤 스킨이 기존 스킨과 유사한지 파악하려고 했습니다. 그 결과 “사이버 팝”을 제외했습니다. 은하계 사수와 충분히 차별화되지 않았고, 사이버 팝과 은하계 사수 중 은하계 사수가 더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꼬마 악마는 트리스타나의 기존 스킨과 달랐고 날카로움 요소가 충분했기 때문에 즉시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꼬마 악마 트리스타나가 색이 역동적으로 변하는 무지갯빛 화염을 쓴다면 불꽃과 폭탄을 사용하는 다른 스킨으로부터 스킬을 차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은하계 사수 트리스타나를 선택한 이유는 오메가 분대 트리스타나나 로켓걸 트리스타나 같은 기술을 테마로 한 트리스타나의 다른 스킨은 실제 세계의 기술에 영감을 받은 것이기 때문에 은하계 사수 트리스타나가 차별화될 여지가 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죠. 달콤 가득 트리스타나를 고른 이유는 용 조련사 트리스타나와는 다른 방식으로 귀여웠기 때문입니다.
세 가지 방향을 정한 후에는 세 가지 컨셉을 기존 스킨과 차별화시키면서 서로 충분히 구분되도록 최종 버전을 만들었습니다. 비로소 투표할 준비가 끝난 거죠!
현 단계 – 제작
자넬 “Riot Stellari” 지메네즈 (제작 담당) – 대부분의 경우 스킨의 컨셉을 최종적으로 정하는 것은 해당 스킨 제작 담당자와 스킨 팀의 몫이지만, 이번 스킨의 최종 결정권자는 여러분이었습니다!
보통은 컨셉을 확정하면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테마를 물색합니다. 컨셉이 마무리되기 전에 제작을 시작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번에는 투표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죠. 투표를 하는 경우에는 이것저것 하다 보면 스킨 제작 기간이 수개월 길어집니다.
다음 단계는 구상을 현실로 만드는 단계입니다. 스킨 제작 과정이 상품 조립 과정과 유사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처음에 컨셉을 정하고, 다음 담당자에게 넘겨주는 것을 반복한다고 생각하시죠. 하지만 실제로는 협업에 큰 중점을 둡니다. 컨셉을 정하는 단계에서 모두가 아이디어와 분석한 점을 공유하고 팀 전원이 전 개발 과정에서 유용한 피드백을 내놓죠. 제작 방향이 정해지면 ‘푸른 하늘 아이디어’를 실체화하는 과정이 시작됩니다.
악마 불꽃과 혼령
케빈 “Sirhaian” 리로이 (시각 효과 아티스트) – 저희는 스킨 작업 시 캐릭터 아티스트와 같이 일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약간 먼저 작업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시각 효과가 힘의 원천 등 캐릭터 모델 요소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음향 효과 작업은 거의 언제나 그다음에 이루어집니다. 사운드 디자이너는 시각 효과가 (거의) 마무리되어야 타이밍과 느낌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죠.
시각 효과 만들기는 아주 반복적인 과정입니다. 먼저 “초기 버전”을 만드는데요, 초기 버전은 저희가 원하는 스킨의 게임 내 모습을 개략적으로 만들어보는 것입니다. 스킬의 전반적인 느낌을 나타낼 수만 있다면 몇 가지 색과 모양으로 구성된 간단한 것이라도 괜찮죠. 그다음에는 초기 버전에 대한 추가 작업을 통해 가다듬고 세부사항을 더합니다.
이번 스킨의 시각 효과 첫 버전은 확연한 “악마 불꽃” 느낌이었습니다. 붉고 위협적이며, 뜨거운 불의 색채와 모양이 타오르는 불꽃과 검은 연기와 섞인 모양새였죠. “악마적”인 독특함을 가미하기 위해 자주색과 룬 문자 형상을 추가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아이디어에 대한 느낌을 얻기 위해 반쯤 완성한 스킬 시각 효과를 만든 다음 그 방향으로 더 나아갈지를 결정하는 방식을 좋아합니다. 언제나 이 방식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요. 반짝이는 효과가 많은 조이나 스킬이 이중으로 있는 엘리스 등 일부 챔피언은 시각 효과가 훨씬 더 복잡합니다. (이 경우에는 주로 가장 상징적인 스킬에 집중해 그 느낌을 최대한 살리려고 하죠.) 트리스타나는 시각 효과 측면에서는 훨씬 단순한 챔피언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스킬에 대한 초기 버전을 쉽게 만들 수 있었죠. 아래 영상에서 초기 버전을 확인해보세요.
초기 버전의 가장 큰 문제는 불꽃 시각 효과가 사용된 용 조련사 트리스타나와 느낌이 비슷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악마적인 요소가 추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스킬이 충분히 독특하다고 느껴지지 않았죠. 그래서 이 버전은 폐기하고 다른 방향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시각 효과 작업을 하다 보면 흔히 있는 일이기 때문에 기본 요소 작업을 먼저 진행해 스킬의 느낌을 파악한 후 본격적인 작업을 통해 세부사항과 애정을 더하죠. 아래 gif 이미지에 나온 것처럼 이런 느낌은 여러 가지 다른 요소, 색채, 질감의 영향을 받고, 이것들이 합쳐져 전체를 구성합니다.
시각 효과를 만들 때는 “느낌”에 크게 의존합니다. 색채 이론, 세부 내용, 화법을 따지는 것보다는 느낌이 좋고 테마에 어울리는 전체 결과물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죠. 시각 효과에 대해 말할 때는 “반짝이”나 “휙” 같은 알 수 없는 단어들을 사용하기도 하고, 아주 과장된 손짓을 동원해 몸으로 직접 설명하기도 합니다. 물론 입으로 자체 음향 효과를 내는 것도 빼놓지 않죠! 음향 효과를 만들 때 아주 아주 중요한 단계입니다. (농담 아닙니다. 실제로 타이밍 맞추는 데 도움이 돼요!)
“혼령 불꽃”을 사용한 두 번째 버전은 혼령과 고통이 가득한 신비한 푸른 불꽃으로 인해 더 독특하고 흥미로운 느낌을 줬습니다. 컨셉 이미지에서의 트리스타나 머리카락과도 더 어울렸고 트리스타나 힘의 원천을 하나로 합치는 데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희는 이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었고, 그래서 저는 스킬에 대한 정식 버전을 만들었죠. 핵심 아이디어는 밝고 뜨거운 청록색 핵을 지니고 있으며, 잦아들 때는 약간 자주색을 띠는 푸른 불꽃입니다. 시각 효과에 섬뜩한 심령체 느낌을 주기 위해 충격을 받으면 찐득찐득한 물질이 튀도록 했죠.
저희는 이 방향에 대해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트리스타나의 다른 스킨에서 주황색과 붉은색 불꽃 효과가 이미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 버전은 트리스타나에게 있어 독특하고 다른 느낌을 주니까요. 저희가 시험 중인 버전을 위 영상에서 확인해보세요. 이 버전에서 트리스타나 힘의 원천은 혼령입니다. 사용된 모델은 다른 스킨의 요소와 단순한 형상을 사용해 만든 임시 모델입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개발 과정에 있으며 변경될 수 있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꼬마 악마 그리기
제니퍼 우슬링 (일러스트레이터) – 일러스트를 만들 때 저희는 언제나 해당 챔피언에게 가장 상징적이고 그 챔피언을 가장 잘 표현하는 순간을 찾으려고 합니다. 이러한 순간은 상상력을 자극하고 그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 판타지 세계에 몰입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죠.
스케치를 시작하기 전에 조사를 하고 작업에 유용할지도 모르는 모든 것을 수집합니다. 모든 일러스트에는 이야기를 담아낼 여지가 있기 때문에 트리스타나의 이야기와 다른 챔피언과의 관계를 들여다보고 기존 일러스트를 찾아보면서 어떤 순간과 스킬이 이미 일러스트를 통해 그려졌는지 (또는 그려지지 않았는지) 파악했죠.
비슷한 테마의 일러스트나 동일한 세계에 대한 일러스트 작업 경험이 있는 라이엇의 다른 아티스트로부터 좋은 피드백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이분들의 작업물도 확인하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트리스타나를 직접 플레이하면서 애니메이션, 음성, 상호작용을 유심히 살펴봅니다. 특정 챔피언에 대해 무엇이 흥미로운지 파악하는 것은 영감을 얻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니까요. 제 눈에 띄었던 트리스타나의 특징은 발랄한 발걸음, 주위를 둘러보는 호기심 어린 눈길, 트리스타나의 몸집과 육중한 대포의 상대적인 크기에서 느껴지는 귀여움이었죠.
일러스트 관련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저희가 얻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저는 스케치 몇 장을 그립니다. 처음에는 아주 개략적으로 그리죠. 이 스케치는 준비 운동 역할을 하고 챔피언을 시각적으로 알아가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이 작업을 통해 전반적으로 어떤 포즈가 좋고 이야기가 어떻게 녹아 들어가게 할지 알 수 있죠.
다음 단계는 스케치를 팀에게 보여주고 마음에 드는 방향을 찾기 위해 스케치를 손보는 단계입니다.
팀원들은 스케치를 보고 가장 마음에 드는 썸네일을 골랐습니다. 저는 선택 받은 스케치에 살을 붙여서 세부사항과 빛과 그림자를 더해 괜찮은 장면이 나오는지 확인했죠.
지금은 위의 단계에 있습니다. 팀원들은 2번과 9번을 제일 좋아하네요. 어떤 것이 가장 마음에 드시나요? 댓글로 알려주세요!
앞으로의 진행 과정도 기대해주세요
오늘 전해드릴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아마 이번 스킨 관련해 전해드릴 소식 중 가장 긴 소식일 것 같네요. 다음에는 트리스타나를 지옥에서 게임으로 강림하게 만들기 위한 세부적인 방법과 캐릭터 모델 및 뼈대 작업에 대한 소식으로 돌아오겠습니다. 어쩌면 사운드 디자인에 대한 내용도 살짝 전달해드릴 수 있겠네요.
2주 후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