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인사이드] 대전 매칭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
한쪽이 일방적인 게임을 하게 되는 이유가 뭐죠? 왜 일반 게임에서 다이아몬드 티어 플레이어를 만나는 걸까요? 연승을 하면 라이엇에서 조치를 취하나요?
많은 분들께서 응답하라 라이엇을 통해 리그 오브 레전드 대전 매칭 방식에 대한 문의를 남겨주시고 계십니다. 이에 자주 들어오는 질문 몇 가지에 대한 대전 매칭, 챔피언 선택, 게임 내 포지션 선택 등을 담당하는 기획자들의 기획자들의 답변을 공유합니다.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왜 어떤 게임은 밸런스가 맞지 않는 것 같죠?
밸런스가 맞지 않는 게임의 경우, 다음 세 가지 이유 때문이라 볼 수 있습니다. 스노우볼 효과, 대전 매칭의 불확실성 그리고 인식의 차이죠.
기획 측면에서 봤을 때, 저희는 리그 오브 레전드가 작은 이득을 굴려 승리할 수 있는 게임이 되었으면 합니다. 아무리 사소한 성공이라도 스노우볼을 굴리면 초반에 우세한 게임을 할 수 있고, 때로는 이러한 우세를 게임 끝까지 가져갈 수 있어야 하는 거죠. 기적과 같은 팀 전투 없이는 잘 성장한 판테온을 막을 수는 없을 것 같아도, 사소한 아이템 선택이나 전략적인 판단으로 이득을 굴려 패배 직전까지 간 게임을 뒤집을 수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혹은 단순히 인식의 문제일 수 있습니다. 상대에게 무참하게 패배하는 절망은 상대를 압도하는 기쁨보다 더 강렬합니다. 정말 안 좋은 순간이 좋은 순간보다 더 또렷하게 기억에 남을 수 있는 것처럼요.
그리고 때로는, 말 그대로 게임이 잘 안풀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전 매칭 시스템이 한 치의 오차 없이 완벽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저희도 잘 알고 있습니다. 때로는 우리 팀이 20분만에 승리를 쟁취할 수도 있고, 또 때로는 상대 팀이 조기 항복을 받아낼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저희는 게임 시작 전부터 밸런스가 맞는 게임을 선사해드리기 위해 모든 방면에서 노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밸런스가 맞는 대전 매칭은 리그 오브 레전드를 통해 건강한 경쟁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지속되게 하기 위한 최우선이기 때문입니다.
— 플레이어들을 모아 대전에 참가하게 하는 대전 준비 팀(이하 줄여 대전 준비 팀) 기획자 Riot Gortok 드림
왜 연승 끝에 승급을 앞두고 있을 때마다 실력이 떨어지는 플레이어들과 같은 팀이 되나요?
정말 안타깝지만 우연의 일치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부분의 경우에 말입니다.
MMR 시스템에서 특정 플레이어를 실력이 낮은 팀원과 매칭하거나 혹은 말도 안되게 뛰어난 적과 만나게 하는 기능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모든 게임에서 50 +/-1%의 확률로 한 팀의 넥서스가 파괴되기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MMR이 올라갈수록, “독보적인” 플레이어로 남기는 어렵습니다. 팀원들의 실력도 함께 올라가니 때문입니다. 다른 팀원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따라서 “잘 못하는” 팀원을 만났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해당 팀원이 그 MMR 구간에 첫 입성해 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경우일 수도 있습니다.
실망스러운 팀원들을 만나거나 게임이 전반적으로 잘 안 풀려도, 승급 지원 규정(골드 이하 티어에서 승급전 도전에 실패해도 재도전 시 최소 1승을 보너스로 받고 시작)이나 강등 방지 규정(승급 직후 패배에 의한 강등 방지, 골드 이하에서는 휴면 강등 방지)을 통해 “운이 나빴던” 몇몇 게임에서 받는 타격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저희는 랭크 변동이 너무 심한 것보다 이러한 규정을 통해 안정화시키는 게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강등은 언제나 뼈아프고, 특정 티어에 오른다는 것은 그 수준에 맞는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지표이기 때문이죠.
— 대전 준비 팀 기획자 Riot Gortok 드림
일반 게임에서 왜 높은 티어의 플레이어를 적으로 만나게 되나요?
대전 종류별로 MMR은 다릅니다. 랭크 게임 MMR이 높더라도, 일반 게임 MMR은 낮은 경우가 빈번하다는 것입니다.
저희는 플레이어 여러분이 랭크 게임에서는 이전과 같이 늘 최선을 다하고, 일반 게임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경쟁적인 환경에서 새로운 것을 실험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대전 종류와 무관하게 MMR이 같다면 랭크 게임과 일반 게임 각각의 고유한 목적을 유지할 수 없게 됩니다.
랭크 게임 MMR이 높다고 일반 게임 MMR도 높아질 경우, 모든 게임에서 “랭크 게임을 하는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하는 부담을 지게 될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저희는 위험 감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일반 게임에서 플레이어 여러분이 다양한 시도와 새로운 플레이에 도전해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랭크 게임에서는 최선을 다하되 친구들과 함께 편하게 즐기는 일반 게임에서는 색다른 전략을 시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그렇게 하면 평소 실력을 발휘하긴 힘들 것이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개선의 여지는 있습니다. 저희는 단기간 동안 플레이어를 더욱 정확한 MMR 구간에 배치시킬 수 있는 알고리즘이나, 랭크 게임 MMR과 일반 게임 MMR 사이의 직접적인 접점 없이도 랭크 게임 MMR의 일부(극히 소량)를 일반 게임 MMR로 적용하는 방안들을 고려해 보고 있습니다.
— 메타 게임 시스템 팀 기획자 Riot Socrates 드림
제가 브론즈/실버/골드인데 왜 아직 배치를 받지 않은 플레이어를 만나게 되는 건가요?
플레이어 여러분이 처음 랭크 게임을 시작할 경우, 저희가 실력을 측정할 수 있도록 일정 수의 배치 게임을 거치게 됩니다. 저희는 신규 플레이어를 정확한 위치에 배치하기 위해 이미 많은 정보를 확보하고 있는 기존 플레이어와 매칭해 드리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플레이어가 실버나 혹은 그 이하이기 때문에, 신규 플레이어는 처음에는 실버로 간주하고 배치 게임에서의 활약에 따라 더 높거나 낮은 티어로 배치하고 있습니다.
— 대전 준비 팀 기획자 Riot Gortok 드림
왜 제가 차단/무시/신고한 플레이어를 계속 만나게 되는거죠?
우선 짧게 말씀 드리겠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대전 매칭 시스템이 크게 흔들리기 때문입니다.
한국 서버의 챌린저 플레이어가 중단 공격로에서 Faker 선수를 만났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Faker선수는 이 플레이어를 영혼까지 탈탈 털 것이고, 해당 플레이는 인벤 메인에 가장 실망스러운 영상으로 올라갑니다. 다음 번 솔로 랭크 게임에서 Faker선수를 만난다면 “제발 이 사람과는 매칭해주지 마세요”라는 분노의 문의를 하게 되겠죠. 이제 100명의 다른 플레이어들이 한 주에 동일한 문의를 한다고 가정해 보세요.
왜 KDA와 같은 수치가 아닌 Elo/MMR 시스템을 사용하는 거죠?
리그 오브 레전드는 팀 게임입니다. 승패에 관계 없이 팀이 함께 결과를 받아들여야 하죠. 따라서 개인 실력을 측정하는 시스템을 사용한다면 팀의 승리를 위해 노력하기보다 높은 적 처치 수와 같은 개인적인 플레이에만 집중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저희는 영향력을 미치는 정도와 상관 없이 팀을 궁극적으로 승리로 이끌 수 있는 좋은 플레이에 대한 보상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원거리 딜러를 살리기 위해 희생하는 서포터, 팀 전투에서 상대편 세 명을 막아주는 탱커, 후방으로 다이브해 적 딜러를 순식간에 처치하는 암살자 등은 점수판상에서는 큰 성과를 확인하기가 어렵지만 팀 승리에 톡톡히 기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는 신지드나 누누 같이 독특한 플레이스타일을 가진 챔피언은 평가가 다소 어렵다는 것도 한 가지 이유입니다. 이러한 챔피언을 주로 하시는 분들은 개인 플레이로만 평가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죠.
게임에서 성취를 이루거나 영향력을 행사했을 때에는 이에 상응하는 보상이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저희는 KDA나 승률에서 드러나지 않는 훌륭한 플레이를 보상할 수 있는 신규 시스템(시야 점수나 독특한 임무 등)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플레이어 여러분이 게임 내 다양한 포지션을 더욱 높은 숙련도로 소화하기를 바라고 있기도 합니다. 자신의 리그 오브 레전드 실력이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계속해서 찾는 중이니 좋은 의견이 있으시다면 공유 부탁드립니다.
— 대전 준비 팀 기획자 Riot Gortok 드림
왜 제 MMR을 확인할 수 없죠?
5년 전에 리그 오브 레전드 시스템을 첫 소개할 때 이와 관련된 포스팅(영문 링크) 한 적이 있죠. 짧게 말씀드리자면, 리그 오브 레전드와 같은 팀 게임에서 MMR을 공개하게 되면 발생하는 단점이 많기 때문입니다.
물론 긍정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MMR은 전체 서버에서 타 플레이어 대비 자신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려줍니다. 또한 MMR을 공개하면 게임 시작 전 상대를 확인하지 않고도 대전이 공정하게 매칭됐음을 어느정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 시스템은 연패를 했을 때 MMR 폭락을 방지하는 보호 제도를 갖추고 있습니다. 승급 지원 규정이나 강등 방지 규정을 통해 원치 않는 포지션으로 플레이했거나 슬럼프에 빠졌을 때 임했던 소수의 게임을 구제받을 수 있습니다. 저희 역시 랭크 게임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부담감을 충분히 이해하기 때문에 이러한 제도가 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 대전 준비 팀 기획자 Riot Gortok 드림
제가 마스터/챌린저 티어인데 MMR은 점점 내려가는 것 같습니다. 어떤 날은 승리하면 LP가 많이 오르는데, 어떤 날은 또 안 그러더라고요. 왜 그런거죠?
LP 상승 및 하락은 주변 플레이어 대비 개인의 실력에 기반합니다. 이는 특히 마스터/챌린저 티어에서 크게 나타납니다. 플레이어 수가 몇 안 되고, 최고의 자리를 위한 경쟁이 매우 심하기 때문이죠. 잠시 게임을 쉬어도 주변 플레이어의 MMR은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기에 복귀했을 때의 LP 획득량이 다른 것입니다.
예를 들어 봅시다. 챌린저를 목표로 잡은 플레이어가 휴가를 대비해 10일동안 LP 를 고정시키려 열심히 게임을 합니다. 게임수를 쌓아놓은 덕분에 휴가 동안 게임을 쉬어도 MMR과 LP는 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른 챌린저, 마스터, 상위 다이아몬드 티어 플레이어들은 계속 게임을 하고 있고 평균 MMR은 천천히 올라가게 됩니다. 따라서 이 플레이어가 복귀하면 자신의 MMR은 변화가 없지만 평균보다는 낮기 때문에 승리해도 얻는 LP가 적고 반대로 지면 잃는 LP가 많은 것입니다. 하지만 게임을 몇 번 더 승리하면 LP 변동량이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 경쟁 시스템 팀 기획자 Riot IAmWalrus 드림
기술적인 설명을 많이 드리긴 했는데요. 이번 답변을 통해 리그 오브 레전드 대전 매칭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하실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추가로 궁금하신 점이 있으신가요? 저희 시스템 내 개선되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요? 댓글을 통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