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 이어 꼬마 악마 트리스타나의 다음 개발 과정을 짚어보겠습니다. 오늘 업데이트에서는 트리스타나의 모델, 귀환 애니메이션, 음향 효과, 음성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모든 것이 합쳐진 현재 버전은 맨 아래에 있는 영상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꼬마 악마 손으로 색칠하기
트레버 “EdBighead245” 카 (선임 캐릭터 아티스트) – 안녕하세요. 다시 인사드립니다! 저번 업데이트에서는 트리스타나의 모델 제작 과정 및 게임에서 사용할 모델의 로우폴리곤 버전 생성 과정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텍스처링이라는 과정을 통해 어떻게 모델에 색을 입혔는지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텍스처링의 첫 단계는 UV 좌표를 만드는 것입니다. (이상하게 들리긴 하겠지만) “오렌지”가 캐릭터 모델이고 오렌지 껍질을 벗기는 과정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껍질을 벗긴 다음에 껍질 표면을 채색하면 자동으로 캐릭터 모델에 적용되죠. “오렌지 껍질을 벗기기” 위해서 모델링 소프트웨어는 각 조각을 선택해 평평한 모양으로 만들고 모든 조각을 하나의 정사각형 안에 배치합니다.
이제 UV 좌표가 있는 모델을 만들었으니 전에 만들어두었던 3D 조형물에 시뮬레이션으로 빛을 쪼여서 UV 좌표를 구워냅니다(bake). 리그 오브 레전드는 동적 광원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챔피언들이 주변 환경의 빛을 받아 밝아지지 않는다는 의미죠), 그 대신 구워내는 작업을 통해 조명 효과를 텍스처에 입힙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광원은 상부에 있기 때문에 그 각도로 빛을 쪼여서 결과물을 얻고 이후 채색 작업을 진행하죠. 리그 오브 레전드를 플레이할 때 보이는 것 중 대부분은 텍스처 그 자체이며, 구워내는 작업이 끝나면 광원을 움직일 수 없습니다. 그래서 리그 오브 레전드 내 사물은 손으로 그린 듯한 느낌을 주죠.
아래는 이 작업을 막 시작했을 때 트리스타나의 얼굴입니다. 재미로 팀 채팅방에 올라왔었는데 이번 기회를 빌려 여러분과 공유합니다.
다음으로는 구워낸 가짜 조명 효과에 색을 더하고 전체 채색 작업을 거쳐 품질을 높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상단이 하단보다 더 밝은가?, 각 재질을 분간할 수 있는가?, 다른 재질 간 경계가 보이는가?”, 초점이 확실한가?, 캐릭터의 모습이 예상했던 대로인가?”와 같은 점에 대해 생각하며, 마지막으로는 “색채가 풍부하며 흥미로운가?”에 대해 고려합니다.
위 이미지는 각 색채 구획에 대한 “그라디언트 맵” 오버레이로 하이폴리곤 모델에 조명 효과를 입힌 이미지입니다. 색채 구역을 구분 짓기 위한 초기 버전인데, 네온 불빛 느낌이 강하죠! 팀(그리고 플레이어 여러분)의 초기 피드백 중에는 피부에 분홍빛이 너무 강하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저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데몬 바이의 테마와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 데몬 바이를 많이 참고했었는데, 그 결과 강렬함이 약간 과한 색채를 사용하게 된 것이죠.
피부의 분홍빛을 줄인 다음 전체를 다시 채색하고 게임 내 외형을 완성한 최종 버전을 만들었습니다. 출시 전까지 자잘한 변경이 있을 수 있지만, 최종 텍스처는 아래 이미지와 대동소이할 것입니다!
천사, 악마, 말썽꾸러기 요들
에이나 “Riot Beinhar” 랭피오드 (어소시엇 애니메이터) – 리그 오브 레전드의 귀환 애니메이션 종류는 너무나도 다양합니다. 이야기를 담은 것도 있고, 마냥 멋있는 것도 있으며, 소품이 많이 등장하는 것도 있고, 소품이 없는 것도 있죠. 선택지가 너무 많아서 뭘 할지 고르기가 힘들 때가 있을 정도죠. 그래서 팀과의 브레인스토밍과 아이디어 테스트가 캐릭터에 가장 잘 맞는 귀환 애니메이션을 찾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여러 가지 귀환에 대해 충분한 브레인스토밍을 거친 다음 모두의 마음에 드는 방향을 찾았습니다. 바로 선과 악 중 하나를 선택하는 이야기였죠. 꼬마 악마 트리스타나가 신성한 천사 티모와 작은 악마 티모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었습니다. 귀환 애니메이션 현재 버전은 아래와 같은데요, 여기까지 오게 되는 과정을 차례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의 마음에 드는 아이디어를 찾고 나면 이 아이디어가 캐릭터 및 게임과 어울리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먼저 귀환 애니메이션 “분할” 버전을 만듭니다. 귀환 애니메이션 지속 시간은 8초인데, 이는 이야기를 풀어내기에는 너무나도 짧은 시간이죠. 그래서 중요한 부분을 선별해야 합니다. 초기의 분할 버전을 통해 이러한 이야기 요소를 전달하죠. 애니메이션 분할을 통해 특정 아이디어가 쓸만한지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고 애니메이션을 구축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야기에 구조가 잡히고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있게 되면 (이 시점이 되면 충분한 수의 분할된 스토리텔링 포즈가 추가되어 있죠) “이어 붙이기 작업”이라 칭하는 다음 단계로 넘어갑니다. 주요 장면 및 이야기 전달 시점 사이에 움직임을 만들어 캐릭터에게 생명을 부여하는 작업이죠. 트리스타나 귀환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는 각 캐릭터에게 고유의 성격과 움직임 패턴을 부여하려고 했습니다. 악마는 재빠르게 휙 움직이고, 천사는 춤추듯 하늘하늘 움직이며, 트리스타나는 또 말썽을 부릴 기대감에 흥분한 모습을 보여주도록 했죠.
최종 결과물을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감을 잡으면 “다듬기 작업”에 들어갑니다. 이 단계에서는 캐릭터가 마치 실제로 연기하는 배우처럼 살아 숨 쉰다는 느낌을 주게 하는 요소를 추가합니다. 시선 이동, 미묘한 머리 움직임, 귀와 머리카락 움직임 등 여러 가지 소소한 인간적인 요소와 애니메이션이 실제 세계의 일부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각종 요소를 추가하죠. 트리스타나를 작업할 때에는 애니메이션을 깔끔하게 다듬기 위해 대포 위치를 바꾸고, 대포를 쏘는 시점을 앞당기고, (무엇보다도) 천사 티모가 날아서 대포 밖으로 나오는 순간을 강조하는 등 일부 세부사항도 추가했습니다.
애니메이션이 완성되면 게임 내에서 음향 효과 및 시각 효과와 합쳐져 최종 결과물이 탄생합니다.
비명을 음향 효과로
앨리슨 “semipriceysoap” 호 (사운드 디자이너) – 안녕하세요! 음향 효과에 대해 추가로 말씀드리기 위해 돌아온 semipriceysoap입니다.
비명, 동물 울음소리, 불 소리를 섞어 사운드 팔레트를 만들고 나면, 이제 이 소리를 트리스타나만의 소리로 만들어낼 시간입니다. 저번에 언급했던 초기 사운드는 아래와 같습니다.
아래는 제가 만든 음향 “기본 요소”의 샘플입니다.
폭발하는 거대한 불꽃과 길고 분위기 있는 영적 세계의 마법에 대한 소리를 만드는 것 그 자체도 재미있지만, 이러한 소리는 게임에서 사용되는 최종 버전의 기본 요소로서도 사용됩니다. 이러한 음향 기본 요소는 너무 길거나 의도적으로 과장된 소리를 지니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슈퍼 히어로의 대규모 전투 장면에서 나오는 폭발음이나 귀신 들린 숲을 걸어갈 때 들을 수 있는 소리 등 영화에서 들을 수 있는 소리에 가깝죠. 하지만 게임 내에서 이런 소리가 난다면 플레이어가 언제 특정 스킬을 쓰는지 분간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트리스타나의 기본 무기는 전통적인 대포에 가깝기 때문에 트리스타나의 음향 효과가 으르렁거리고 오싹한 느낌을 주면서도 대포와 동일한 느낌과 타격감을 지니도록 만들고 싶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 동료 사운드 디자이너인 CyborgPizzaNinja 님께서 보여준 기법을 사용해, 라이브러리에 있는 실제 대포 소리를 녹음해서 만든 더 큰 충격 음향 효과를 위에서 언급한 음향 기본 요소 중 일부로 사이드체인 컴프레션 및 게이팅 처리했습니다. 다시 말해, 대포 소리가 저의 오디오 소프트웨어에서 재생될 때 비명, 동물 울음소리, 불 소리가 해당 대포 소리를 흉내 내도록 만드는 것이죠. 이렇게 하면 트리스타나의 폭탄이나 대포 소리를 직접 사용하지 않고도 그 느낌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 기법을 적용한 후 일부 음향 기본 요소는 다음과 같이 바뀌었습니다.
마지막 단계는 모든 음향 작업에서 아주 기본적인 작업입니다. 바로 믹싱과 마스터링이죠! 음량과 주파수가 트리스타나,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게임플레이, 악마 테마의 느낌과 어울리도록 하는 작업입니다. 위 사운드에서 트리스타나의 궁극기에 사용할 소리가 있었지만 전투 중에는 더 높은 주파수를 지닌 요소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래서 더 높은 음의 비명과 오싹한 사슬 소리를 추가해 트리스타나의 궁극기 소리가 더 잘 분간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다음은 꼬마 악마 트리스타나의 궁극기 최종 음향 효과의 일부입니다.
활기찬 악마 요들의 목소리
줄리안 “Riot Zimberfly” 사말 (음성 대사 디자이너) –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꼬마 악마 트리스타나 스킨의 음성 대사 디자이너 Riot Zimberfly입니다. 이 스킨 제작에서 제 역할은 트리스타나 음성의 판타지를 만들어내는 것이죠. (새로운 음성 대사가 아닌) 기존에 녹음된 음성 대사를 심미적 관점에서 다시 구성하는 작업에서 힘든 점은 새로운 판타지가 충분히 챔피언에게 녹아들도록 하면서도 가공한 음성의 느낌이 대사의 취지와 어긋나지 않는 미묘한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래는 트리스타나의 기본 음성 대사 예시입니다.
트리스타나의 경우, 음성을 통해 더 어둡고 날카로운 판타지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위해 저는 음성에 “화음”을 넣으면서 (높낮이가 다른 여러 음성이 동시에 재생된다는 의미죠) 의도적으로 불협화음을 내도록 해서 약간 섬뜩한 느낌을 주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트리스타나의 핵심 정체성을 잃어서는 안 되기 때문에 화음의 음량과 강도를 낮춰서 약하게 만들었고 가공하지 않은 음성이 가장 돋보이게 했습니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다음으로는 연기가 자욱한 지하 세계 느낌을 강화하기 위해서 큰 동굴에서 말하는 듯한 잔향 효과를 약간 추가했습니다. 트리스타나가 소환사의 협곡이 아닌 다른 곳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에 이 효과는 약하게 느껴지게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전체 음향 효과에서 사용되었던 으스스한 질감의 사운드를 음성 대사에도 끼워 넣어 어두움과 불길함이 느껴지는 사운드를 만들어 대사와 섞이도록 했습니다. 명확성을 위해 이 사운드는 이동 및 공격 시 음성 대사처럼 트리스타나 플레이어만 들을 수 있는 대사에만 포함되고 스킬 및 감정표현 사용 시 음성 대사처럼 다른 플레이어들도 들을 수 있는 대사에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다음 업데이트
스킨 개발이 막바지 단계에 있기 때문에 남은 두 번의 업데이트는 분량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입니다. 다음에는 트리스타나의 일러스트 작업 뒷이야기와 일러스트 최종 버전을 여러분과 공유하겠습니다. 저희가 작업 중인 모든 크로마도 미리 보여드릴 예정이죠.
오늘 업데이트를 끝내기 전에 꼬마 악마 트리스타나의 최신 버전 영상을 여러분과 공유하려고 합니다. 지난 업데이트 이후 팀 전원이 스킨 세부 조정 작업을 진행해오고 있으며,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최종 단계로 달려가고 있습니다.
여기까지 개발 과정을 함께해주신 여러분께 다시 감사드립니다. 2주 후에 뵙겠습니다!